우리나라의 국방력 강화를 위해, 하늘을 지키는 공군 전력을 중점적으로 증강하려는 계획이 추진되었습니다. FX계획은 이러한 군사적 필요에 의해 탄생하여, 대한민국 상공을 지키고 항공산업 발전에 기여할 차세대 전투기 도입을 목표로 했습니다. 이 계획의 중심에 서 있는 전투기 F/A-18 호넷은 첨단 장비와 다목적 성능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FX계획이란
국가의 3요소를 들라면 국민, 영토, 주권을 들 수 있으며 이것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군인과 각종 장비가 있어야 한다. 군인에는 육군, 공군, 해군, 그리고 해병이 있으며 장비에는 소총부터 시작해서 탱크, 군함, 전투기 등이 있다. 이 중에서 공군의 주요 임무는 적 주요 군사기지 폭파와 적 전투기로부터 방어 및 공격, 지상부대 지원, 적 전함 및 잠수함 공격 등이 있다. 남과 북이 두 동강이 난 우리나라의 경우 국방의 중요성은 그 어느 나라보다도 중요하며 그 때문에 자주국방에 대한 관심은 정부는 물론 국민 누구에게나 중요한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이유에서 정부는 지난 1989년 12월 20일, 21세기 한반도 상공을 지키게 될 불침번을 결정하는 FX계획(한국 공군 차세대 전투기 계획)의 최종기종으로 미국 맥도널드 더글라스사의 최신예 전투기 F/A-18 호넷을 선정했다. F/A-18 호넷은 F-4 팬텀 전폭기와 A-7 코르세어 경공격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다목적 쌍발엔진 전투기로 각국에서 주력전투기로 활약하고 있는데, 참고로 1989년 11월 27일 현재 미해군 및 해병대가 1157대, 캐나다가 138대, 호주가 75대, 스페인이 72대, 쿠웨이트가 40대, 스위스가 34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FX계획은 1982년 수적으로 북한에 비해 열세인 한국 공군력을 증강하기 위해 차세대 전투기를 도입함으로써 여러 가지 파급효과를 노린 국가적 계획으로 기종선택을 놓고 공군, 국방부, 과학기술처, 경제기획원 등이 충분히 연구 검토하였다. 여기서 파급효과란 1/1000mm의 정밀도를 요구하는 항공산업을 통해 비단 항공산업뿐 아니라 산업 전분야에 걸친 파급효과 등 군사 이외의 경제목적을 말한다. 이 FX계획을 통해 1992년~1998년까지 우리 공군은 모두 120대의 F/A-18 호넷을 갖게 되는데, 이 중 12대는 완제품으로 36대는 조립으로 그리고 72대는 미국 측과 공동생산하게 된다.
FX계획이 선정한 F/A-18 호넷
원래 미해군 및 해병대용으로 개발된 F/A-18 호넷은 여러 차례 개량작업을 거쳐 1987년 9월, 최신형인 F/A-18CD형이 미해군에 인도되었다. F/A-18CD형에는 최신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AMRAAM), 매버릭 적외선 영상추적 공대지 미사일, 추적회피용 방해전파 발신기(AAP]) 등을 장착하고 있으며 그 외 개량된 것으로는 비행사고 기록 및 모니터시스템(FIRAMS), 일반정찰장비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 도입될 기종은 바로 이 C, D형으로 요격, 장거리 방공, 전술정찰, 지상군 지원은 물론 대 해상작전임무 등 다목적 임무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1989년 11월 이후에 인도되는 모든 F/A-18 호넷에는 야간비행을 위한 전방 적외선 항행센서 등을 포함한 새로운 시스템이 포함되었는데, 이 시스템에는 천연색 디지털 이동지도와 특수 조종석 조명장치를 갖추고 있어 야간투시고글(Goggle: 헬멧에 장착된 커다란 안경)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외에 1992년부터 기존의 F404엔진보다 출력이 약 10% 정도 증가된 EPE(Enhanced Performance Engine) 엔진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 엔진은 미국 외에 스위스, 쿠웨이트, 그리고 한국에 배치될 F/A-18 호넷 표준형으로 채택될 예정에 있다. FX계획에서 F/A-18 호넷이 결정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프랑스의 미라지, 미국의 F-15, F-16, F-20 등을 그 대상으로 삼았는데, 당시 미국 정부에서 F/A-18 호넷에 대한 판매허가가 나지 않아 F/A-18 호넷은 거론되지 못했었다. 이 중 86년 10월경 노드롭사의 F-20 이 대상에서 제외되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미공군에서조차 F-20을 제외했기 때문, 그런데 바로 이전에 F/A-18 호넷에 대한 판매허가가 떨어져 F/A-18 호넷이 심사대상에 추가되기에 이르렀고 결국 최종 심사대상에 오른 것은 미공군의 주력전투기인 제너럴다이내믹사의 F-16 팰콘과 미해군의 주력전투기인 맥도넬 더글라스사의 F/A-18 호넷이었다.
최종결정을 위해 국내에서는 1986년 12월과 1988년 6월, 두 차례에 걸쳐 파일롯트 및 군수, 보급, 정비, 무장 등 지원팀을 미국에 파견, 결국 F/A-18 호넷이 최종기종으로 선정되었는데 그 이유에 대해 현역시절 F-5 조종했다는 맥도넬 더글라스 한국지사 전상환 고문(공사 7기생으로 예비역 준장)은 이렇게 말했다. “F/A-18 호넷은 원래 함재기용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전술적 구조에 알맞으며 쌍발엔진을 사용한 쪽 엔진에 이상이 생겨도 작전에는 전혀 지장을 주지 않아요. 게다가 기동력 및 전자장비가 F-16보다 우수하며 F-16의 경우 F-15의 엄호 하에서만 완벽한 임무수행이 가능하다는 단점 등이 F/A-18 호넷이 F-16보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최종적으로 선정된 주된 이유였죠. 그리고 몇 년 전 미국이 리비아의 가다피를 음장 했을 때 작전에 참여한 전투기 역시 F/A-18 호넷이었거든요.”라고 했다.
최첨단 전자장비로 무장한 F/A-18 호넷
그렇다면 F-16을 끈질긴 도전을 물리친 F/A-18 호넷의 주요 특징은 무엇일까? 그것은 첨단 디지털 조종석을 비롯한 통합야간투시헬멧(Helemet Integrated Displays), 첨단 산소발생 시스템, 뛰어난 야간능력, 관성항법장치, 효과적인 HARM미사일 운용능력과 안전성 등에 있다고 하겠다. 이 중 악천후 때의 전투 및 대지, 대공전투를 1명의 조종사가 처리할 수 있는 F/A-18 호넷의 디지털 조종석은 미래 항공기 조종석의 표준이 될 정도로 그 성능이 우수하여 미공군 최신 다목적 전투기 F-15E와 미해군 최신공격기 A-12 조종석의 모델이 되었다. 조종석 중앙 아래와 좌우에 있는 세 대의 천연색 CRT(Cathode-Ray Tube: 디스플레이) 표시기(DDI)는 모든 정보를 조종사에게 정확하고 간결하게 제공해 주는데, 이러한 항공 전자공학 장치를 사용함으로써 조종사는 스위치 하나로 공대지 공격에서 공대공 전투로 전환할 수 있게 되었다. CRT표시기는 왼쪽이 MMD(Master Monitor Display), 오른쪽이 MFD(Multi Function Display)이며 중앙 아래에 있는 것은 통합 Map Display로 되어있다. 왼쪽의 MMD는 각종 경보 및 경고, 대지 및 대공용 무장관리와 모니터, 그리고 항법모드선택 등의 기능을 갖고 있으며 1차 센서표시인 오른쪽의 MFD는 전투기 자세, 고도, 속도, 상황 등의 정보제공을 담당한다.
그리고 중앙 위 쪽에는 있는 HUD(Head-Up Display) 역시 비행상황에 따른 각종 정보를 제공해 주는 역시 첨단장비 중의 하나다. 날이 갈수록 증가하는 적기의 위협에 재빨리 대처할 수 있도록 F/A-18 호넷은 완전한 시야 및 추적시스템을 갖춘 ‘Agile Eye’라는 야간투시헬멧을 개발 중에 있는데, 이 헬멧 위에는 센서가 부착되어 있어 조종사가 목표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무기의 조준이 가능하며 야간에도 주간과 같은 느낌으로 전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 헬멧은 기존의 헬멧보다 가볍고 균형이 잡혀있으며 1993년 10월 이후에 인도될 F/A-18 호넷에 장착될 예정, 전투기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시스템 중의 하나가 바로 첨단 산소 발생 시스템으로 이것은 비행 중 조종사에게 공급해 주는 것이다.
구형 전투기의 경우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고압 액체산소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를 다루는 지상요원에게 해로울 뿐 아니라 산소발생 및 지상지원장비면에서 많은 비용이 든다. 게다가 기존의 고압시스템은 적의 공격에 의해 기체가 손상을 입었을 경우 폭발할 염려가 있었다. 이에 반해 F/A-18 호넷의 경우는 지상요원들의 정비시간을 단축시켜 결과적으로 보다 전투임무에 충실해질 수 있도록 하였으며 전투 시 조종사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현대전에 있어서 야간공격능력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 인도될 F/A-18 호넷에는 야간 공격시스템이 장착될 예정인데, 이 시스템은 항법장치와 적외선 표시센서, 디지털 이동지도 디스플레이, 천연색 디스플레이, 야간투시 고글이 있다.
그리고 2인용 F/A-18 호넷은 조종사가 기체를 조종하는 동안 뒷좌석에 앉은 무기시스템장교가 무기조작에 전념할 수 있도록 되어있어 임무수행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관성항법장치는 모든 비행기에 있어서 중요한 기능의 하나로 F/A-18 호넷은 첨단기술인 링 레이저 자이로(Ring Laser Gyro) 관성항법장치를 사용함으로써 다른 전투기보다 빨리 적기를 요격할 수 있으며 보다 정확한 항법정보를 조종사에게 제공한다. 임무수행을 위해 출격했을 경우 적의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받을 확률은 대단히 높지만 F/A-18 호넷에는 고속의 대레이더 미사일 HARM이 있어 적의 지대공 미사일로부터 F/A-18 호넷을 보호한다. 즉 F/A-18 호넷은 HARM미사일의 세 가지 모드, 즉 자기 방어를 비롯한 프로그램에 의한 목표공격목표물 우선순위공격 등을 그때그때의 상황에 알맞게 운용 할 수 있다. 이것은 기존의 전투기가 비록 HARM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도록 개조되었지만 F/A-18 호넷처럼 체계적인 HARM미사일 운용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종사와 기체가 적의 공격으로부터 피해를 입을 확률이 높다.
그리고 F/A-18 호넷은 자유진영 전투기 중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평가되었는데, 이것은 최대속도 마하 1.8 이상과 50000피트 이상의 최대상승한도, 그리고 1800해리 이상의 순항거리를 약속하는 F404,402 쌍발엔진과 풍부한 백업시스템 그리고 뛰어난 기동성에 기인한다. F/A-18 호넷의 쌍발엔진은 단발엔진에 비해 두 배 정도 안전할 뿐 아니라 엔진 결함에 의한 기체손실은 불과 1/3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항공기의 식별을 위해 적 레이더가 발사하는 레이더파를 역으로 추적, 적 레이더 기지 또는 지상의 적의 대공포대를 선제 공격할 수 있도록 고안된 ECM(Electronic Counter Measure: 전자방해장치)도 갖추고 있어 적의 지상부대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 외에 F/A-18 호넷에는 FCS(Fire Control System: 레이더 화력제어장치)와 FLIR(Forward Looking Infa Red: 전방감시 적외선 장치), LSI(Laser Spot Tracker: 레이저 스포트 추적장치와 스트라이크 카메라)를 동체 아래 측면에 장착, 목표물 탐지, 식별 및 공격 조준에 사용된다. F/A-18 호넷에 장착된 이러한 최첨단 전자장비는 디지털 컴퓨터로 통합되어 있는데, 그 합계는 2 더즌(Dozen)이며 총 메모리 용량은 16비트, 741K Word이다. 이것은 F-15 이글의 약 500K Word보다 50%나 많은 수치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인간의 뇌에 해당하는 2대의 AYK-14 미션 컴퓨터(Mission Computer: Control Data사 제품)로 각각 64K의 코어 메모리(Core Memory: 자기의 방향에 의해 데이터를 기억하는 장치) 용량을 갖고 있어 적기 및 적 미사일의 고도, 속도, 위치, 접근방법은 물론 무장공격 시 모든 방향과 각도, 폭탄투하지점 등을 지시한다.
한편 전자 시스템 자체는 최근 완벽한 S/W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항법은 물론 무기투하, 통신에 대해 대폭적인 자동화가 가능, 승무원의 수고와 불필요한 시간을 극도로 줄이는 데 성공하였다. 예를 들어 A-7 코르세어의 경우 지상 공격무기 투하에 있어서 복잡한 콘솔(Console)의 스위치 조작이 필요했지만 F/A-18 호넷에서는 거의 자동투하(Auto-Release)가 이루어진다. 전투기의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하더라도 장착하고 있는 무기가 무기력하다면 그 전투기는 전투기로써의 가치를 상실하는 것이다. F/A-18 호넷은 기체의 뛰어난 성능과 함께 우수한 성능의 무기를 장착하고 있어 F-16과 더불어 금세기 최고의 전투기로 평가되고 있다. F/A-18의 기본 공대공 무기로는 날개 양 끝에 장착된 2발의 AIM-9 열추적 사이드와인더미사일(Sidewinder Missile) 및 동체에 장착된 2발의 AIM-7 레이더 유도 스패로우 미사일(Sparrow Missile), 내부에 장착된 570 발의 20mm M-61 발칸(Vulcan) 포를 들 수 있다. 이 중 사이드와인더 미사일과 스패로우 미사일은 화력시험에서 정확히 목표물을 명중시켰으며 발사속도 1초당 100 발인 20mm 발칸포 역시 뛰어난 성공률을 자랑한다. 공대지 미사일로는 AGM-62 월아이(Walleye), AGM-65E 매버릭(Maverick), 대레이더용 AGM-88 HARM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네이팜탄, 클러스터 폭탄, 로켓탄을 적재할 수 있다. 그리고 공대함 미사일로는 AGM-84 하푼(Harpoon)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이러한 재래식 무기 외에 B57 또는 B61 핵 미사일 적재도 가능, 그 공격력은 실로 가공하다 하겠다.
막바지 진통 겪는 FX계획
앞으로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로 등장할 F/A-18 호넷은 기체 내구수명이 해군 및 해병대에서 함재기로 사용할 경우 5천 시간, 공군에서 사용할 경우 1만 5천 시간이라고 하는데, 함재기로 사용할 때가 공군에서 사용할 때보다 내구수명이 짧은 것은 항공모함에 착륙 시 충격이 누적되기 때문이다. 서울에 대한 북한의 공격은 2단계로 가상할 수 있다. 제1단계는 MIG-29를 필두로 한 북한 공군의 공격이며 제2단계는 북한 AN-2기의 서울 외곽지역 착륙과 해군 및 해병대에 의한 인천부근상륙, 육군의 휴전선 공격이다. 이러한 공격으로 인한 북한의 목표는 급속한 서울의 고립화이며 현 위치에서의 휴전일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공격에 충분히 대비하기 위해 선정된 F/A-18 호넷은 북한 공군에 비해 1/2에 불과한 한국 공군의 숫적인 열세를 다양한 공대공 및 공대지 전투능력 등 질적으로 만회해 줄 뿐 아니라 21세기를 대비한 성장 잠재력이 대단히 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 공군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FX계획은 그러나 최근 막바지 계약단계에서 한-미 양국 간의 기술이전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에서는 FX계획을 계기로 21세기 유망산업의 하나인 선진국의 최첨단 항공기술을 한 가지라도 더 들여오려고 하고 있는 반면 미국 측에서는 그들의 고유영역이라고 할 첨단기술을 이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 중 특히 미국 측에서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것은 ECM과 미션컴퓨터, 하지만 대당 3천만~3천5백만 달러(약 210~240억 원) 수준인 F/A-18 호넷을 도입함에 있어서 물론 공군력 강화라는 가장 중요한 목표도 있지만 이를 토대로 국내 항공산업의 질적향상을 꾀해야 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하겠다. 머지않아 맑고 드높은 우리나라의 가을하늘에 굉음을 토하면서 비행하는 F/A-18 호넷의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FX계획을 통해 도입되는 F/A-18 호넷은 전투기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우리나라의 방위력을 한층 더 강화시킬 것입니다. 단순한 무기 도입을 넘어, 자주국방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열어줄 FX계획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를 기대합니다. 머지않아 대한민국의 하늘을 지키는 F/A-18 호넷의 위용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