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부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나가야 할 길 MYCOM 90-6

제 3부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나가야 할 길 MYCOM 90-6
제 3부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나가야 할 길 MYCOM 90-6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전으로 교육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교실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을 보완하고,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개발과 사용에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자들의 마인드 형성이 시급

이제 하드웨어의 보급이 정상궤도를 달리면서 컴퓨터 교육의 활성화를 위해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필수이다. 또 전인교육을 무시한 입시위주의 교육, 과밀학급에서 실현할 수 없는 개인의 능력에 맞는 개별학습 등 종래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되어 부모들의 관심도 높다. 먼저 시스템 공학센터에서 코스웨어를 이용한 교육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도움을 주고 있는지 알아보자.

시스템 공학센터는 1차로 중학수학을 완료한 후 서울사대부속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컴퓨터교육의 효과를 연구하였다. 크게 실험집단과 비교집단으로 학생들을 나누어 평가를 하였는데, 비교집단은 전통적으로 학교 교실수업을 받게 하고 실험집단은 셋으로 나누어 실험집단 1은 전통적 강의식 수업을 받되 CAI를 이용하여 복습을 하게 하였으며, 실험집단 2는 CAI를 이용하여 수업을 받게 하고 복습을 교과서 위주로 단순 복습을 하게 하였다. 또 실험집단 3은 수업과 복습 모두 CAI를 이용하였다. 그 결과 수학 학업 성취에 미치는 효과는 다음과 같았다.

이 연구로서 나온 반응은 컴퓨터로 공부한 수학이 재미는 있으나 아직 컴퓨터에 익숙지 않아 평상시 교사의 수업이 보다 이해하기 쉬우며 컴퓨터교육의 전체 문제는 컴퓨터 사용방법을 먼저 익혀야 한다는 것으로 모아졌다. 즉, 컴퓨터 사용초기에는 기계조작의 곤란으로 인해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일으키나 이는 몇 번의 연습을 거치고 나면 숙달도가 높아져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또 학습능력이 우수한 학생이나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들에게는 CAI프로그램의 학습방법이나 문제 내용 및 이의 풀이에 대해 대단한 흥미와 기쁨을 갖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 반면 학습 지진아는 CAI프로그램 내용보다는 컴퓨터의 외적인 것에 관심과 흥미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컴퓨터교육은 교사의 수업과 병행하면 보다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책상의 문제도 문제이지만 교육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자들의 마인드 부족도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시장을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많은 돈을 들여 아무리 좋은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도 사용하지 않는다면 무슨 소용인가, 현재 대부분의 학생들은 컴퓨터를 구입하고 나서 맨 먼저 게임으로 달려가지만 교육용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주 단순하다. 게임은 재미있고 흥미로운데 반해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사용을 해도 특별히 공부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참고서를 나열해 놓은 고리타분한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보급이 일부 판매형식을 취하고 있었지, 대부분 하드웨어를 판매하기 위한 판촉전의 일환으로 ‘끼워넣기’ 품목이어 ‘공짜’라는 생각이 만연되어 왔다. 그러니 누가 몇 만 원씩을 주고 사고 싶은 마음이 들겠는가.

사용자들의 당연한 마음을 탓하기 전에 국내 하드웨어 판매업체들은 스스로 자기반성을 해야 할 때가 왔다. 하드웨어 업체는 누구보다도 ‘기계는 한번 팔면 그만이지만 소프트웨어는 평생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설령 미국에서’ 교육용 소프트웨어 사업을 해서 이익을 본 회사는 없다’라고 하지만 그들은 누가 강요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또 일본의 경우도 하드웨어의 판매업체도 아닌 신 일본제철주식회사가 전액을 출자하여 일철교육시스템주식회사를 설립, 질 좋은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국내 영세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도 자기 출혈까지 해가며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단순히 눈앞의 이익만을 챙기기 위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으로 남이 개발해 놓은 것으로 그럴듯하게 포장만 하는 시기는 지난 것이다. 한편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높은 점도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마인드에 영향을 주고 있다. 1,2천 원만 주면 재미있는 게임을 카피할 수 있는데 반해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한 패키지당 10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이다.

표준화 제시 및 검인증 기능 강화로 질적 향상 꾀해야

하드웨어 보급만을 보면 근 10년이 넘는 긴 역사이지만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보급된 지는 2, 3년 전에 불과하다. 위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같이 많다. 예산 부족, 전문인력 부족, 저질의 내용, 개발도구의 미비, 갓 시작한 것 치고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너무 많다. 하지만 미래사회의 주인공이 될 학생들의 교육에 관한 컴퓨터 교육인 만큼 그 중요성은 이미 논의될 사항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컴퓨터교육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어떤 모습으로 나가야 할지 그 방향을 규명해 보자.

특정 부분을 가르치기 위한 특정프로그램이 아닌 통합성격으로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1989년 한 해 동안 전국의 초, 중,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컴퓨터교육전반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각급학교에 보급된 소프트웨어 교과목을 보면 산수 수학과(37.8%), 자연 과학과(22.6%) 순으로 소프트웨어의 확보율이 높다. 이는 현재 국내 코스웨어의 개발이 특정 과목에만 치중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특정 교과목의 특정 부분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특정 교과목의 특정 부분을 가르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은 그 부분이 학습되는 시간에만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사용 빈도수로 치면 아주 적은 수에 불과해진다. 이것은 마치 비디오테이프를 한 번 보면 다시 보지 않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게임이나 유틸리티 프로그램들처럼 재미있고 계속 사용할 수 있는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없을까?

꿈같은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앞으로 교육용 소프트웨어가 나가야 할 길임은 틀림없다. 따라서 특정과목에 치우친 개발이 아니라 통합 교과목의 성격을 띤 통합 패키지 개발에 힘써야 할 것이다. 수학시간이라고 항상 직육면체를 구할 때 일차방정식을 사용하여야 하는가, 스프레드 시트를 이용하여 그 값을 얻는다면, 또 실제 피아노 건반이 아닌 뮤직 프로그램으로 작곡을 배운다면 그 효과는 어떨까. 이제 교과 내용만을 고집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효율적인 교육방식을 선택해야 할 때이다. 외국의 경우, 미국에서는 유치원생 교육에 컴퓨터와 레고를 접목하여 여러 형태의 로봇을 만들게 하고 있으며, 일본 국민학교에서는 사회 숙제로 ‘UN에 대해 알아보자’를 내면 PC와 연결된 교육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정보를 얻는다.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점차 도구적이고 통합적인 성격을 띄워야 한다. 많은 양의 지식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원하는 내용을 용이하게 액세스(Access)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내용을 정리하여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가 개발되어야 한다. 만약 교육용 소프트웨어에 유틸리티 프로그램(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데이터베이스, 통신, 그래픽 등)의 기능을 살려줄 수만 있으면 컴퓨터교육의 앞날은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

질적 향상을 위한 표준안 마련 시급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보면 천편일률적으로 대개 방식이 비슷하다. 영어일 경우에는 단어, 숙어를 설명하고 뒤이어 문제풀이로 들어가는데, 이때 문제를 풀고 맞으면 ‘잘했어요’라고 틀리면 ‘틀렸어요’라는 간단한 메시지만 내보내고 있다. 조금 나은 것은 맞을 때까지 몇 개의 ‘문제를 더 푸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또 오자나 맞춤법 등이 틀린 경우도 태반이어서, 최근 한 개발업체는 하드웨어 판매업체에 납품하려다 오자와 맞춤법이 잘못되어 수정 후 다시 납품하는 해프닝을 보이기도 하였다.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프로그래머 한 사람만이 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그 개발 과정을 보면 프로그램 개발에서부터 프로그램화 한 뒤 적용, 평가까지 약 10단계 이상을 수업설계전문가, 수업 전문가(교사), 교과 전문가, 교육과정 전문가, 컴퓨터 전문가, 그래픽 전문가, 교육 심리학자, 프로그램 평가 전문가 등 각종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루어진다. 그러나 일부 영세업체에서는 교육전문가나 컴퓨터전문가 등이 빠진 상태에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어 전체적인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종로서적에서 만난 중1학생이 “뭐 하러 컴퓨터로 공부를 해요, 시간만 아깝게.”라고 비꼬는 말처럼 교육적인 효과가 없는 단순한 나열은 사용자로 하여금 필요성을 못 느끼게 한다. 컴퓨터교육 관계자들은 교육용 소프트웨어에도 교과서에서 실시하고 있는 검인증 기능의 도입이 시급 하다고 한다. 따라서 전산망조정위원회에서는 앞으로 일반 소프트웨어업체에게 교육용 프로그램의 문을 개방, 한국교육개발원에서 검증과 인증을 통해 학교공급도 하고 시중에서 학생들의 구입,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한국교육개발원도 컴퓨터교육이 본궤도에 오르면 일반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개발은 기업들에게 넘기고 검증 및 인증 활동 및 교사 업무지원 소프트웨어의 개발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결국,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단순히 컴퓨터 앞에서 공부하는 도구가 아니라, 창의적인 학습을 도와주는 통합적인 교육 도구로 발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자들의 인식 변화와 함께 질적 향상을 위한 표준화 및 검증 시스템의 도입이 필수적입니다. 교육의 미래를 책임질 소프트웨어의 발전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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