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의 대중화라는 것은 국가 과제였습니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정보화 시대는 1990년대 후반 국민 표준 PC가 공표되면서였습니다. 이때가 바로 우리나라 컴퓨터 산업의 전성기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기업에서 PC를 출시하면서 보급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정책이 나오기 10년 전부터 표준 PC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다시 직면한 PC의 표준화 문제
어떠한 일이든 초기에는 어려움과 혼란 등 시행착오를 겪게 되며 사람들도 아무런 문제 없이 쉽게 넘어가면 이상해 할 정도로 당연히 받아들인다. 그렇다고 사람들 마음이 결코 시행착오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눈앞에 보이는 힘든 진통이 결국은 밝은 미래를 향한 발판이라는 희망감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조금의 희망도 찾을 수 없을 때 그 어려움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현재 PC 사용자들의 심정이 꼭 이렇다. 교육용 PC로 8비트를 결정했다 하여 8비트를 구입해 어렵게 배우고 났더니 1년도 안되어 16비트로 바뀌고 최근에 구입한 PC가 품질인증검사에서 탈락하고 작년부터 시작된 PC를 둘러싼 혼란스러움은 을해 들이 더욱 가중되었고 그 피해는 모두 사용자의 몫이 되었다. 그러나 이제 또다시 보급에 따른 문제의 찌꺼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표준이라는 영문 모르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어 많은 사용자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혼란스러운 표준 문제
물론 표준에 대한 문제가 하루 이틀 만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PC를 사용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아 표준의 의미를 찾을 필요도 없었고 설령 문제가 있다 해도 소수라 특별히 표면화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작년부터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교과목에 컴퓨터가 정식으로 채택되었고 이에 맞춰 정부차원의 학교 보급은 물론 개인 구입도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어 100만 대 PC 보급이 목전에 있는 현실로서는 더 이상 PC의 표준화를 소홀히 다를 수 없게 되었다. PC가 보급되면서 나타난 가장 큰 문제가 호환이듯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이 바로 표준인 것을 생각할 때 표준은 중요성은 더 이상 말로 표현할 필요도 없다. 본격적으로 표준 문제가 제기된 것은 전기통신공사가 학교 보급 PC에 대한 인증시험 시 현행 KS규격과는 다른 그래픽 바이오스를 채택하여 이를 따르도록 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한국공업진흥청은 비디오모드 부분인 KS C 5842에서 문자 처리 기능을 위주로 한 TEG를 수용한 반면 전기동신공사는 교육용 PC에 있어서 도형기능을 중요시 여겨 그래픽모드를 인증기준으로 설정하였다. 따라서 현재 PC 비디오 부분에 대한 표준은 TEG와 그래픽모드 두 갈래로 나뉘었으며 이 기준은 PC는 물론 소프트웨어까지 적용되고 있어 호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업체에서는 하나의 pc에 KS규격과 인증기준 모두를 내장하고 있으며 이것이 마치 최고의 제품인양 버젓이 광고까지 하고 있어 사용자들의 혼란만 더해주고 있다. 전기통신공사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교육용으로 사용되는 PC인 만큼 도형을 중요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앞으로 PC 수준이 항상 허큘리스 카드에만 머물 수는 없는 노릇이라 EGA나 VGA 카드와도 호환이 되어야 합니다. 현행 KS가 VGA 카드를 지원하지 않는 것에 비해 적어도 인증기준은 모노크롬에서 사용되던 것을 바로 CGA나 VGA 카드에서도 그대로 지원할 수 있습니 다라며 앞으로의 방향과 호환성을 이루는 기술이 시급함을 강조한다. 그러나 규정을 정할 때는 나름대로 기준이 있기 때문에 현재 누구도 KS규격이나 인증기준 중 자신 있게 한 쪽을 선택하기는 어렵다.
표준의 주체는 누구인가?
이는 기준을 정하는 관계 부처도 하드웨어 생산업체도 아니다. 또 PC 표준을 정하는 데 있어서는 PC 사용의 편리성 및 효율만을 고려해야지 관계기관의 주도권 다툼이나 특정한 분야만을 위한 편협된 표준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런 현상은 이미 완성형이 비록 국가 표준으로 정해졌지 만 사용자 대다수가 조합형을 추구하며 이의 개정을 요구하듯 실제 사용과 겉도는 표준은 자연 사용자와 밀어지게 된다는 것을 한글코드 표준에서도 보아왔다. 그리고 두 개의 표준에서는 하드웨어적인 바이오스 개발이 두 개만 필요하지만 이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의 수는 수 백에서 수 천 가지로 이에 소요되는 필요 없는 노력은 엄청난 낭비입니다라고 푸념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자의 이야기 속에서 진정한 표준의 의미를 찾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렇게 표준 PC는 오히려 정부에서 지정했을 때보다 다나와라고 불리는 사이트에서 소비자들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PC의 사양 기준을 매달 발표하면서 사용자들의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었습니다. 이처럼 정부에서는 표준을 정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는 있지만 그 기준을 선정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