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의 선거 방송과 컴퓨터

방송국의 선거 방송과 컴퓨터
방송국의 선거 방송과 컴퓨터

선거 개표방송을 보신 분이라면 방송국이 얼마나 힘들지 걱정하셨던 분들이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각 방송사마다 그 결과도 다를 수도 있는 개표방송은 거듭 발전하여 지금은 CG와 스튜디오의 발전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기도 합니다만 과거에는 그런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조차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큰 이벤트인 선거나 입시철에도 가장 먼저 앞장서서

지난 13대 국회의원 총선 때 온 국민은 자신이 선택한 투표 결과 때문에 밤새도록 잠을 이루자 못하였다. 이때 방송국에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결과를 단 1초라도 빨리 안방으로 보내주기 위해 각종 장비를 동원하였는데 맨 먼저 앞장섰던 것이 바로 컴퓨터였다. 이 선거방송에 참여한 MBC는 선거 개표방송을 위해 해당지역에 100대의 단말기를 설치하고 1000여 명의 취재요원을 파견하였다. 각 지역에 파견된 취재요원은 개표소의 상황 및 결과를 단말기가 설치되어 있는 가까운 지역으로 전화를 이용하여 알려주었고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중앙 방송국에 그 결과가 도착하여 보다 빠른 결과를 알 수 있게 하였다. 하지만 누가 몇 표를 확보했다는 결과를 안다고 해서 무작정 그 수치만을 내보낼 수는 없다.

시청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또 보기에 좋도록 방송하기 위해서는 평소와는 다른 선거용 방송이 필요했던 것이다. 따라서 MBC에서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각종 상황 자료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집계 및 처리하여 생생한 그래픽 화면을 자동으로 발생할 수 있는 EDDS(Election Data Display System)를 자사 기술연구소에서 개발하여 이를 방송에 이용하였다.

아마 그 때를 기억해 보면 사과모양의 그래프에 각 지방마다 어느 당이 우세한가가 그려지고 선거가 끝난 후 당선자의 이름이 입후보자 명단에서 반짝인다든지 당 별로 당선자의 명단이 여러가지 모양으로 방송되었을 것이다.

입시방송에도 이용되는 방송 시스템

한편 해마다 입시철에도 컴퓨터의 진가는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아직은 대학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서 대학 입시철에는 비록 자신의 자녀가 그 대상이 아니라 할지라도 학생을 둔 부모나 입시를 앞둔 학생들은 모든 관심을 여기에 쏟고 있다. 따라서 각 대학에 상황실을 만들어 놓고 시간마다 지원 상황 및 전체 지원율을 계산하고 지원율이 가장 높은 대학 과를 방송한다. 이때는 물론 선거 방송 때와 마찬가지로 입시에 알맞은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하여 질 높은 방송을 위해 노력한다.

무인 송신소의 구축과 프로그램 제작에 도움을 줄 정보관리에 박차

방송일이란 머리로 하는 일이기 때문에 모든 일을 컴퓨터로 처리하고 표준화한다면 재미없을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MBC 조석영 전산부장은 앞으로 컴퓨터가 방송국에서 해야 할 대표적인 일을 다음과 같이 꼽는다. 송신소는 방송국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방송하기 위해 일차로 거치는 곳으로 남산을 비롯하여 전국에 수십 개가 있습니다. 남산의 경우는 차도 다닐 수 있고 아주 양호한 편입니다만 지방에 있는 송신소들은 산꼭대기에 있습니다. 이런 곳은 대개 3일씩 교대근무를 하고 있으며 더 심한 곳은 1주일 만에 교대하는 곳도 있어 송신소 근무에 어려움이 많습니다. 또 방송국에서 제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잘 만들어 송신소에 보내도 이를 다시 시청자 안방으로 보내지 않으면 소용없기 때문에 그 어려움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힘든 근무를 계속하여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개선되어야 할 것은 빨리 개선해야죠. 이래서 현재 무인 송신소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송신소의 역할을 컴퓨터가 담당하게 된 거죠. 아마 컴퓨터는 기계라서 사람들보다 덜 외로워할 겁니다.

이 외에도 방송국에서는 꿈꾸는 일이 많다. 모든 것이 하루가 달리 변하고 있고 시청자들의 요구 또한 나날이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가수가 이틀 동안 똑같은 옷을 입고 출연했다면 이를 본 시청자들은 금방 기억할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방송국도 어떤 테마를 가지고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느냐가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그 일환으로 MBC가 기획한 것이 제작에 도움을 주는 정보 구축이다. 올해와 내년까지 교양 프로그램이나 라디오에 출현했던 일반 출연자들과 탤런트나 가수 등의 고정 출연자들에 대한 자료를 구축하고 마지막 단계인 1992년까지 사회 저명인사들에 대한 자료를 구축하여 앞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이용할 계획이다. 또 외국 방송 프로그램 중 인기 프로그램에 대한 자료 조사와 현재까지 방송된 프로그램을 하나로 모으는 프로그램 정보와 전화를 이용하여 수동으로 처리하는 시청률 조사를 점차 컴퓨터로 할 계획이다. 언제 어느 곳에선지 컴퓨터는 자체의 기능보다 이것을 이용하여 어떤 일을 하였는가에 따라 그 모습이 더욱 빛난다. 방송국 본연의 모습은 좋은 프로그램을 제작하여 이를 널리 방송하는 데 있다. 따라서 현재 방송국 내에서 컴퓨터는 방송국답게 프로그램을 제작하는데 주로 이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이러한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따라서 시청자들은 앞으로 보다 나은 프로그램을 기 대해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방송국에서 사용되는 컴퓨터로 인해 우리가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질이 많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물론 어떤 일이든 그렇듯이 눈으로 보이는 것 뒤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이번 기사를 통해서도 많이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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