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국의 자료실과 조종실

방송국의 자료실과 조종실
방송국의 자료실과 조종실

방송이라고 하는 것은 영상과 음성의 신호를 다루고 있다보니 그 데이터 양이 보통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어떻게 보면 도서관에서 다루고 있는 텍스트와는 차원이 다른 양인데 방송국에서는 이런 자료들을 어떻게 보관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방송국의 자료실

평소 많은 자료실을 다녀본 사람일지라도 방송국의 자료실을 둘러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 다. 자료가 많기도 많지만 이들의 보관이나 운영에 있어서도 어느 자료실보다 완벽하기 때문이다.  MBC는 방송에 필요한자료를 4군데로 나누어 레코드와 자료부 그리고 뉴스자료실과 문현자료 등으로 나누어 보관하고 있다. 방송 프로그램 중에서 특히 라디오의 경우는 음악프로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레코드는 아예 따로 보관할 만큼 커다란 부분을 차지 하고 있다. 6만 장에 달하는 레코드가 클래식 가요와 팝송 혹은 국악 등 다양하게 분류되어 있는 MBC 레코드실은 지금도 하루에 5건씩 레코드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또 모든 방송프로에서 음악을 틀기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레코드를 각 프로그램 담당자들이 대출해 가기 때문에 하루 대출과 반납 건수가 1000건이 넘는다.

이 외에 레코드실 에서는 금지곡도 선별해야 하므로 이 모든 체제가 원만하게 운영 되기 위해서는 컴퓨터가 사용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방송할 레코드 한 장을 찾기 위해 6만 장을 모두 뒤져야 한다면 과연 하루에 몇 장의 레코드를 찾을 수 있으며, 몇 명의 시청자들의 기대를 만족시켜 줄 수 있겠는가. 레코드실 이외의 영상과 필름과 음향에 관한 자료를 관리하는 자료부나 보도뉴스를 관리하는 뉴스자료실 기사색인 자료와 도서를 관리하는 문헌 자료실도 마찬가지로 해당 자료들을 컴퓨터로 관리하고 있이 원하는 자료를 입력하면 자료실 내의 보관 위치 및 대출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특히 레코드만큼 과거의 기록을 생생하게 담을 수 있는 스틸사진이나 슬라이드 필름 비디오나 16mm필름 등을 보관하는 자료부는 1984년부터 시스템을 구축하여 2년이 지 난 1986년에 본격 가동하게 되었다. 보기 에도 엄청난 양의 자료 화면을 보관하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는 안장균 씨는 1분 방송을 위해 20~ 30분 짜리 비디오테이프가 있어야 하고 한국의 사계 등의 60분 짜리 프로그램을 위해 20분정도의 분량이 100권 정도가 필요합니다. 1980년 이후 현재 MBC가 보유하고 있는 자료만해도 촬영원고가 35000권이고 프로그램 자료가 20000권 이며 이것을 다큐멘터리 수로 말하면 약 50000권이 됩니다. 더욱이 테이프의 보관은 그 수명이 약 10년 정도로 짧아 올해부터는 계속 재복사를 해야 하니 자료하나 보관하기도 큰 일입니다라고 한다. 여기서 촬영원고란 기자들이 현장에서 찍어온 사진을 의미하며 프로그램 자료는 실제로 방영되는 것을 의미한다. 기자가 자료실을 취재하던 중 윤보선 전대통령이 위급하다는 소식을 들은 한 보도국 기자가 뉴스 시간에 임박하여 헐떡거리며 자료부를 찾아와 사진을 대출해가 컴퓨터에 의한 자료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현장에서 체험하게 되었다.

드라마나 쇼를 불문하고 모든 방송프로에 있어서 조명은 필수존재

무대를 항해 고함을 지르는 청소년들과 TV나 라디오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주는 연예인들로 방송국에는 항상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이들의 발길을 따라 찾아간 D스튜디오에서는 때마침 쇼 네트워크의 리허설이 한참 진행중이었다. 가수가 나오기 전에 합창단원들이 나와 무대에 정렬한 후 사회자가 소개를 하면 가수가 나와 노래를 하고 카메라가 돌아가고 조명이 비취지고 리허설이지만 생방송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그 현장은 실제 상황과 똑같이 진행되고 있었다. 텅빈 스튜디오가 무척이나 쓸쓸해서 과연 여기가 화려한 무대인가를 의심케 만들었는데 리허설 준비로 관계자들이 하나 둘 모여들고 관객이 꽉 차니 조금은 덜해 보인다. 그러나 아직도 TV를 보았을 때와는 다른 분위기에 다른 공간처럼 느끼지 거리감마저 들었으나 알고 보니 그 이유는 바로 조명때문이었다. 비디오 영상의 일종인 TV는 조명이 만들어 준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라이브무대가 아닌 TV에서는 아무리 가수가 노래를 잘하고 연기자가 온 몸을 내던지는 연기를 한다 해도 조명이 없다면 완성 되었다고 볼 수 없죠. 생각해 보십시오. 남녀가 사랑하다 헤어진 후 한참 우울해하는데 봄빛과 같은 화사한 빛을 비춰 준다거나 밝은 댄스풍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를 항해 어두컴컴한 분위기를 꾸민다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될 겁니다라고 MBC에서 20년동안 조명기사로 일해 온 오상돈 감독은 조명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조명은 이렇게 그 역할이 중요한 만큼 훌륭한 연출을 하기도 힘들다. 순간순간마다 변해야하는 연출을 사람 혼자 조종해야 한다고 아직까지 주장한다면 그야말로 무식한 말이 되고 만다. 조명과 컴퓨터의 접목은 다른 분야보다 일찍 이루어져 벌써 10년 이상이 되었다. 즉 한 프로그램 모두를 컴퓨터로 이용하지 않더라도 한 곡 단위로 조명을 컴퓨터에 입력시켜 놓아 가수가 무대에 등장할 때 시작버튼을 누르면 노래가 끝날 때까지 자동 연출을 하게 한다. 현재 MBC에서는 2개의 스튜디오와 보도국에 미국의 Berky Colortran과 Rudensor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건물관리에도 사용되는 컴퓨터 시스템

한편 요즘 건물들은 모두 컴퓨터로 시설관리를 하고 있는데 방송국도 예외는 아니다. 컴퓨터로 건물을 관리하면 전력이나 냉난방이나 방범 방화 엘리베이터나 소화 등을 중앙감시실 한 곳에서 통제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사고가 발생했을 때 현장까지 가지 않아도 중앙감시실이 모든 것을 처리할 수 있는 것이 이 시스템의 특징이다.

특히 방송국의 경우 다른 건물에 비해 방범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방송국 외곽에 설치된 적외선 탐지기는 사람이 지나감으로써 적외선이 차단되는 효과로 사람의 움직임을 알 수 있게 하며 사람이 발생하는 열을 감지하여 외부인의 침입경로를 파악하는 열 감지기도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또한 추적 기능과 중앙감시실의 CCTV와 연결된 비디오로 모든 움직임이 녹화되고 있어 보다 완벽한 방범효과를 볼 수 있다. 이렇듯 컴퓨터 없이는 방송국이라는 거대한 산업이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컴퓨터를 모르면 방송이라는 시스템을 운영하는 일원이 될 수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지금이야 컴퓨터를 기본 교육으로 다 배우는 시기이지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는 시기의 방송국 직원들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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