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많이 줄어든 편이지만 과거의 게임이라고 하는 산업은 불법복제가 당연시 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중국과 홍콩 및 대만으로부터 시작된 불법복제 문화는 우리나라 보따리 상인들에게까지 번져 우리나라 소매 상인들은 불법복제 품을 버젓이 게이머들에게 판매했던 것입니다.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독자 개발 기술을 갖추지 못한 국내 업체들은 대만 산 패미클론 부품들을 가져다가 마치 게임기기를 개발한 것처럼 광고하고 판매하기도 했었습니다. 오늘 기사는 이런 게임 문화에 대한 내용입니다.
일본 비디오 게임 업체들의 역습
일본 비디오 게임 업체들이 국내 가정용 비디오 게임 업체를 상대로 메스를 대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비디오 게임 업체인 일본 닌텐도를 비롯한 타이토와 코나미와 케프콤 등 4개 업체는 지난 11월 12일과 11월 26일에 거쳐 해태전자와 영실업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가처분 신청의 대상이 된 소프트웨어는 해태전자의 슈퍼 원더풀 마리오와 보글보글과 로크맨 그리고 사라만다 2와 혼두라이며 영실업의 경우는 슈퍼 원더풀 마리오와 슈퍼 마리오 2와 슈퍼 마리오 3 그리고 아톰소년과 GI 콘트라 및 바블바블이다.
닌텐도를 비롯한 이들 업체들은 가처분 신청에서 해태전자와 영실업 제품이 자사의 슈퍼 마리오 브로스 2와 버블보블 그리고 혼두라와 그라디우스 2를 각각 복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실업 측에 따르면 이들 소프트웨어 중 슈퍼 마리오 2와 바블바블은 1986년에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가처분 신청 대상이 되는 것은 슈퍼 마리오 3와 GI 콘트라라고 답변하고 있다.
국내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
국내 컴퓨터 프로그램 보호법에 의하면 동 보호법이 시행된 1987년 7월 1일 이전에 창작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일본 측은 프로그램 보호 뿐아니라 상표침해 및 영상저작물 침해로 맞서고 있다. 법정까지 번진 이번 사건에서 만일 일본측의 가처분 신청이 인정될 경우 그 여파는 결코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비디오 게임기 대 소프트웨어 비율을 1:2~1:2으로 보고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가정용 비디오 게임 소프트 웨어 뿐 아니라 MSX용 소프트 웨어 역시 절대 다수가 일본 제품으로 이번 가처분 신청 결과에 따라 지금까지 수수방관하던 일본 업체들이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참여하여 저작권 문제를 들고 나올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영실업 측은 현재 영실업에서 판매하고 있는 제품 중 90% 정도는 프로그램 보호법에 적용되지 않고 게임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5% 정도에 지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내 기업 보호라는 차원에서 유리한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합의 가능성
법정에서는 큰 문제가 없더라도 기업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합의 가능성을 찾고 있지만 일본 측에서 제시한 합의 문서 중 사과 광고가 들어있어 합의 여부는 미지수로 남아 있다. 한편 닌텐도의 국내 판매선인 현대전자의 경우 직접적인 개입은 하고 있지 않지만 이번 가처분 신청을 통해 시장회복을 노리고 있다. 그동안 현대전자는 닌텐도 방식의 패밀리 게임이 불법 복제품으로 인해 판매에 커다란 타격을 입었다고 판단하여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결국 외형상으로는 일본 업체 대 국내 업체 간의 싸움으로 보이나 그 내막에는 국내 경쟁 업체끼리의 집안싸움을 결코 배제할 수 없으며 이번 가처분 신청을 통해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 기술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났다. 그동안 비디오게임 관련 국내 업체들은 개발 비용과 인력 문제 등을 이유로 소프트웨어 개발은 뒷전으로 미룬채 수입에만 급급하여 이번 사건을 자초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불어닥칠 외풍을 극복하는 길은 국산 소프트웨어 개발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은 대기업이었던 만큼 법리적으로는 그래도 대비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괜찮다고 하더라도 불법 복제품을 버젓이 시장에 정식 유통한 것은 문제가 있었기 때문에 일본에서도 문제제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런 대기업의 노력이 없었다면 우리나라 게이머들은 게임을 원활하게 즐기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과연 어떤 것이 옳았을까에 대한 것은 읽는 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