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한국 소프트웨어 전시회 MYCOM 90-6

제4회 한국 소프트웨어 전시회 MYCOM 90-6
제4회 한국 소프트웨어 전시회 MYCOM 90-6

지금은 온라인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 전시회나 박람회의 분위기가 예전만은 못하지만 무언가 하나의 카테고리에 대한 정보를 많이 획득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옛날의 전시회들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컴퓨터 관련된 정보들은 더욱 그러했습니다.

정보산업의 총아인 소프트웨어 총집합

정보산업의 발전 속도는 가속도가 붙은 물체처럼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21세기에 대비하여 인류에게는 지금이 새로운 전환의 여울목이 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는 기계 자체인 하드웨어에 이를 움직이는 소프트웨어가 어울어져야만 제대로 된 시스템이라는 것은 컴퓨터의 기본 상식임을 우린 알고 있다. 우수한 기술로 개발된 하드웨어에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필수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눈에 보이는 하드웨어 분야는 과감한 투자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정작 중요한 소프트웨어의 개발에는 등한시하는 절름발이 발전을 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개개인의 의식에도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었다. 유형의 것에만 가치를 부여하는 사고방식이 소프트웨어 산업을 위축되게 한 것이다.

이제나마 인식을 새롭게 하고 정보화 사대에 뒤지지 않는 국민으로서 우리의 위상을 정립하여 소프트웨어의 질적인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매년 개최되는 한국 소프트웨어 전시회가 올해로 4회를 맞이하였다. 올해에는 상상 외로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는데 5일 동안 총 10만 2천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는 주최 측의 집계를 보고 작년의 7만 5천여 명에 비한다면 소프트웨어에 관심을 갖는 인구뿐 아니라 그만큼 정보산업계가 확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숫자는 하루 평균 2만 명 이상이 전시장을 찾았다는 것이며 KOEX 전시사상 단일 품목으로는 최고의 관람 인원이라는 기록을 남겼는데 관람객의 증가 못지않게 참가 업체 및 출품작의 수준에서도 급성장을 보여 명실공히 메가톤급 전시회로 평가받았다. 이번 전시회는 168개 업체에 2700여 종류의 소프트웨어가 참여하였는데 출품작들은 크게 FA/OA프로그램이나 DTP프로그램이나 CIS교육용 프로그램 혹은 LAN/VAN 통신 프로그램이나 MIS프로그램이나 화상 처리 프로그램과 함께 음악 프로그램 혹은 산업용 로봇 등 분야별로 다양한 소프트웨어가 소개되었다. 특히 가장 관심을 모은 분야는 역시 OA용 프로그램이었다.

지문이 열쇠 역할을 하는 지문인식 시스템 큰 인기

어느 전시장이나 관람객들로 대성황이었고 전시된 소프트웨어를 설명하는 담당자들은 쉴 새 없는 관람객들의 질문 공세에 비지땀을 흘리는 모습에서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청신호로 비쳤다. 이번에 출품된 소프트웨어들 중 젊은 층에 인기를 끌었던 소프트웨어는 교육용 프로그램과 컴퓨터 뮤직 프로그램 그리고 지문 인식 프로그램과 이미지 프로세싱 등이었다. 특히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출품한 지문인식 프로그램은 가장 관심거리 중 하나였는데 TV 외화에 나오는 맥가이버가 사용했던 지문인식 방법은 실제와는 많은 거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 지문인식 프로그램은 지문은 평생토록 변하지 않으며 결코 동일한 지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특성을 살려 바이오 액세스(bio access) 원리를 이용하여 만들었다. 이 시스템은 개인이나 금융기관 및 공공기관등 보안이 유지될 필요가 있는 곳이면 100퍼센트 안전이 보장될 수 있다.

기존의 자물쇠가 아무리 견고하고 튼튼해도 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무방비 상태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이 지문인식 시스템은 본인의 똑같은 지문이 아니면 절대로 자물쇠가 열리지 않기 때문에 이보다 더 이상의 완벽한 자물쇠는 없을 것이다. 이제 이 시스템의 완성으로 손가락 하나로 열쇠를 대신할 수 있는 날이 멀지 않았음을 실감할 수 있다. 유니온 시스템에서 선보인 이미지 프로세싱 프로그램은 폐쇄회로 카메라를 통해 화상이 입력되면 컴퓨터에 내장된 표준 데이터와 비교됨으로써 결과가 처리되는 시스템이다. 전시회 기간 동안 유니온 시스템 측은 홍보차원에서 관람객들의 관상을 즉석에서 보기도 했는데 이미지 프로세싱을 널리 알리는데 톡톡히 공헌을 하였다. 그리고 자동차 번호판을 식별하는 인식 장치와 생산라인에서의 불량품을 골라내는 추출 시스템 등이 선을 보였는데 이들 기술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취약하다는 인공시각 정보처리 기술로서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자신감을 심어준 계기가 되었다.

이밖에 대우통신은 128 가지 악기의 음을 자유자재로 선택하여 편곡하고 작곡하고 연주를 하는 컴퓨터 디지털 피아노를 소개하였으며 삼성전자는 교육용 프로그램을 출품하였다. 쌍용컴퓨터는 1940 메가바이트의 용량을 저장할 수 있는 최첨단 광파일링 시스템을 선보이는 등 각 업체마다 예년에 볼 수 없던 다양한 시스템과 향상된 소프트웨어 기술들이 관심을 끌었다.

토플러가 예언한 재택근무의 실현이 가능할까

정보산업 중에서도 최근 각광을 받는 곳이 컴퓨터 통신일 것이다. 따라서 통신 관련 소프트웨어가 전시된 곳이 다른 곳 못지않게 관심의 대상이었는데 프로그램마다 질적으로 대단히 우수하다는 것이 한결같은 평이었다. 통신 소프트웨어는 정보의 안전성과 광범위한 정보제공과 기종 간의 호환성 등에서 예년에 비해 진일보한 프로그램들이 전시되어 미래의 컴퓨터 통신 분야 개척에 활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 데이터 시스템은 삼성 네트워크 시스템을 선보였는데 이 시스템은 자사의 온라인 망에 해외 네트워크와 국내 정보 제공 업체들이 연결되거나 다른 회사의 VAN(부가가치 통신망)과도 연결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통신 분야에서 일대 혁신을 예고하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받았다. 또한 한국 데이터통신(DACOM)에서 출품한 IDLS(국제 디자탈 전송회선)은 국제 간의 정보 교환에 있어서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만했는데 IDLS는 태평양 상공에 떠있는 인셀세트 V 위성을 이용하여 국제 간의 정보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금년 5월부터 데이콤에 자체 안테나를 설치하여 일본의 ICDN과 미국의 AT&T 사에 보유되어 있는 데이터 뱅크를 이용하도록 하는 정보 교환 시스템으로 국내 기업 중 이미 5개 단체가 IDLS에 가입하여 기업 활동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BS 구축으로 단체 및 개인에게 안전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삼보의 인포서브 제4회 소프트웨어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제품으로 대우 증권 전산실에서 개발한 다이얼 밴 등 기존에 활용되고 있는 모든 정보 통신 시스템들이 이번 전시회에서 신보여 우리 통신의 앞날과 현주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컴퓨터는 현대인의 필수품

이처럼 풍성하고 질 좋은 소프트웨어의 전시 못지않게 관람객들의 관심도와 관람객의 층도 다양하고 두터워진 것을 몰 수 있었다. 단일 품목 전시사상 최고의 관람객 동원이라는 숫자상의 성황 말고도 소프트웨어라는 특수한 계층의 관심도를 벗어나 컴퓨터가 이제는 특수 계층의 전속물이 아니라 누구나 사용해야 하는 현대인의 필수품이라는 증거이기도 했다. 전시장을 찾은 한 스님은 컴퓨터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빠르고 정확한 정보의 획득과 이용에는 어떠한 계층도 소외되어서는 안 되며 저희가 전시장을 찾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더욱 이상하다고 대답하는 스님 앞에서 질문을 던진 기자의 모습이 초라해지는 것을 느꼈지만 컴퓨터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과 모든 사람들이 컴퓨터의 필요성을 절실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의 정보 산업에 대한 밝은 미래를 예견할 수 있었다. 또한 정보통신분야에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하드웨어적인 기술도 중요하지만 빈곤한 자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한 고급인력이 비대하리만큼 많은 우리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부가가치가 높은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술개발이 더욱 유리하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선진국과의 소프트웨어 기술 격차 아직도 심각

이번 전시회에는 외국의 소프트웨어 업체가 다수 참가하였는데 관람객들은 이들의 우수한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는 듯하였다. 외국 프로그램 중에서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이 많았는데 PC 시린 이란 이름의 백신 프로그램은 미국의 트렌드 사에서 개발한 것을 영선 컴퓨터에서 수입 판매하고 있는 소프트웨어이다. 이 소프트웨어는 자금까지 발견된 70여 종류의 바이러스를 퇴치할 수 있음은 물론 미래에 발생할 바이러스까지 퇴치가 가능한 백신 프로그램으로 전시장에서 직접 판매되기도 하였다. 이 외에도 외국 소프트웨어로는 인공지능 분야와 오퍼레이팅 시스템과 컴퓨터 뮤직 등이 소개되었는데 국내에서 개발한 같은 종류의 프로그램과 비교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종사하는 한 개발자는 현재 우리의 소프트웨어 기술은 선진국의 1980년대 초반의 기술을 복습하는 수준에 미치는 모습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선진국 기술의 60퍼센트의 수준 정도라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우리가 반성하고 고쳐야 할 몇 가지 점이 있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우선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개발업체의 개발의욕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는 점인데 이것은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하드웨어 개발에만 치중하는 편중된 정부의 지원과 투자가 가장 큰 원인이며 국내 기업들의 근시안적인 경영관을 지적하고 있다. 어떤 목적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를 국내에서 개발하기보다는 외국에서 개발되어 있는 소프트웨어를 수입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경제성이나 능률면에서 훨씬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국내의 소프트웨어 산업은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러한 요인들이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가장 큰 원인이었다. 이제 정부차원에서 지속적인 개발 지원과 우수한 전문인력의 양성 그리고 산학연으로 연결되는 공조체제 확립 등 소프트웨어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너무도 많다. 21세기에 대비하고 정보화 사회에 뒤지지 않기 위해서 좀 더 과감한 투자가 절실한 때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본다면 이번 전시회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산업을 활성화 시기는 촉매 역할이 되었으며 확실 한 방향타 노릇을 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처럼 전시회를 통해 산업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알 수 있었을 텐데 지금도 유명한 프로그램들이 전시회를 이끌었었다는 생각을 하니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시장이 작긴 작았다고 느껴집니다. 앞으로도 소프트웨어의 개발을 위해 세계적인 프로그램이 개발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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