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매체인 하이퍼 네트워크

꿈의 매체인 하이퍼 네트워크
꿈의 매체인 하이퍼 네트워크

옛날 사람들이 지금을 바라보면 마치 사이언스 픽션이라고 불리는 공상 과학 영화를 보는 느낌일 것입니다. 기술의 발전이 옛날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도 훨씬 더 많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술의 발전에 대한 예측과 과정을 볼 수 있는 기사가 있습니다.

네트워크의 네트워크인 하이퍼 네트워크

미래의 통신 네트워크는 어떻게 될 것인가 꿈이라도 꾸어 보시지 않으시겠습니까? 이제 꿈꾸는 모임을 일본에서 열려고 하니까 유 선생께서 참석해 주십시오. 일본에서 갑자기 날아든 초청내용이다. 그래서 이번에 일본에 다녀왔다. 글자만 왔다 갔다 하는 현 pc통신도 제법 쓸모가 있기는 하지 만 앞으로는 통신을 이용하여 소리와 그림이나 비디오도 서로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이들의 꿈이다. 이런 미디어를 멀티미디어나 다중매체라고 하는데 이 다중매체보다 한 단계 높은 매체를 만들어 가장 이상적인 네트워크를 하이퍼 네트워크라고 부르자는 이야기이다. 참으로 꿈같은 이야기다. 또 꿈이긴 하지만 구미가 당기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선진국에서 조차 20년 후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하지만 부분적으로 이를 실현했다는 제품도 속속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물 안 개구리는 이제 우물 밖으로 나가야 할 때

전화와 pc를 연결시켜 겨우 pc통신이라는 것을 즐기고 있으면서 이 세상의 첨단을 달리고 있는 것처럼 착각하고 있는 우리들이다. 기껏 우리가 즐기고 있는 정보매체는 TV나 전화나 pc 정도에 불과하며 사무실에서 겨우 팩시밀리가 쓰이고 있을 뿐이다. 이래서는 정말 안 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현재 우리가 따로따로 쓰고 있는 매체들이 하나둘씩 결합되어 궁극에 가면 하나로 통합될 것이라 전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현상을 미디어 퓨전이라고 하며 매체의 융합이라고 한다. 최근에 일본에서는 레코드 판처럼 생긴 광디스크나 CD-ROM이라고 불리는 Compact Disk Read Only Memo와 같은 매체를 이용해서 소리와 글자를 한꺼번에 담아 데이터 베이스로 만드는 미디어 혁명이 한참 일어나고 있는데 매체를 개발하는 기술은 이미 발전했지만 여기에 담을 정보를 무엇으로 하느냐가 이들의 고민인 것처럼 보였다. 학교에서는 가르침 내용을 어떻게 수록할까? 기업에서는 기술교육을 위해 어떻게 쓸까? 출판사에서는 이것을 이용해시 백과사전이나 책을 어떻게 만들까 하는 행복한 고민들을 하고 있었다. 이미 상품화되어 팔리고 있는 것도 많았다.

이제 멀티미디어의 시대는 확실히 열리고 있다. 일본에서 열린 토론은 지금 ISDN의 시대로서 이렇게 10년 쓰다가 기술이 더 발전하다가 그다음은 하이퍼 네트워크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을 결론으로 끝난 셈이었다. 일본의 통신 친구들과의 만남 회의가 열렸던 곳은 코아라로 유명한 오이타현이었다. 이곳의 지사는 히라이츠 모리히코 씨로 70이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정력적으로 일하는 영감님이다. 개회식에서는 파티에서 케이크 자르는 것과 같은 의식인 술통 깨기라고 불리는 카가미 야부리를 치르는데 방망이를 하나씩 들고 술통을 힘껏 두들기면 된다. 그리고 나무로 만든 술잔으로 술을 마신다. 행사가 끝나자 기념으로 그 술잔을 하나씩 주었다. 회의를 마치고 간 곳은 키류라는 지방이었는데 인구가 13만 인 소도시로 작년 11월 한일 PC통신 세미나에 참가했던 와타라세네트의 회원들을 만나고 싶어서였다. 다행히 그때 참석했던 치과의사 시오자키 씨가 배웅을 나와 안심이 되었다. 그는 우리나라에 왔을 때 대접을 잘 받았다고 기뻐하며 돌아간 사람이기 때문이다. 기류에 도착하니까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아버지와 함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여학생도 와타라세네트의 이용자였는데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귀여워하는 것처럼 보였고 나도 이뻐서 볼을 한 번 쓰다듬어 주었다. 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니라는 질문에 우리 반에도 5명에서 6명쯤 되요라고 대답하였다. 그날 저녁에 이 와타라세네트의 이용자 대표 20명과 함께 식사를 하면서 놀란 점이 한 가지 있다. 이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골고루 분포되어 있었다. 81세의 의사로부터 회장 구보타 선생은 65세였고 총무 시오자키 씨는 38세의 치과의사였고 자동차 부품 사업가와 디자이너 그리고 2명의 주부나 금년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도 있었고 가장 늦게 도착한 사람은 스님이었다. 회원의 직업과 연령이 정말 다양했다. 우리도 빨리 통신이 보편화되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장인문화

일본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면서 나는 이 도시를 방문하기 전에 자료를 몇 가지 찾아보고 갔다. 인구는 12만 2천 명인데 이들은 굳이 13만이라고 주장한다. 이 도시의 시민들의 한결같은 주장이었다. 이들은 자기 고장을 널리 알려서 한 사람이라도 더 이곳을 찾아오도록 하고 있으며 한 가지라도 더 자기네 물건을 사가도록 노력하고 있었다. 또한 젊은 사람들이 대도시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데 온 신경을 쏟고 있었다. 자기 고장 발전을 위해 자기 고장에서 생산하는 물건을 자기가 사준다는 마음으로 모두가 열심히 살고 있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맛있는 버섯요리가 특산인 이 지방에는 300가지가 넘는 버섯 종류가 있다고 한다. 수프에도 샐러드에도 생선회 에도 밥에도 심지어는 프루츠 칵테일에 까지도 사용하고 있다. 일본에 가기 전에 버섯요리를 좋아하느냐는 문의 전화가 왔었는데 이제야 그 이유를 확실히 알 것 같다. 일본에 다녀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의 기술 수준이나 통신의 확산 정도나 지방자치문제 등 꼭 배워야 할 것은 과감히 배워야 할 것이다.

20년 전만 해도 일본은 우리의 기술의 우상이자 격차가 있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지위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우리나라가 첨단 기술에 있어서는 더욱 발전한 모습도 많이 보이고 글로벌 시장에서 지위도 크게 부족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일본으로부터 많은 것을 또 보고 배웠던 것도 한 영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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