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정보화와 디지털 기술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컴퓨터 교육은 미래 사회의 핵심 역량을 기르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았습니다. 본 글에서는 컴퓨터 교육과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역할을 살펴보며, 그 중요성과 방향성을 논의하고자 합니다.
제1부 컴퓨터교육과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역할
서당에서 천자문을 배우던 할아버지 손자는 컴퓨터로 교육을
‘제3의 물결’의 저자인 앨빈 토플러는 ‘미래쇼크(Culture Shock)’라는 책에서 사람이 지금까지 생활해 온 또는 살아가고 있는 유형과 전혀 다른 변화를 접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되는가, 이에 적응하거나 실패하는 방법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1970년 미국에서 발행된 이 책은 그동안 24개 국어로 번역되어 100여 개 나라에서 800만 부나 팔릴 정도로 놀라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는데, 그 내용이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요즈음 우리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컴퓨터를 다루고 있고 직접 쓰지 않아도 컴퓨터나 각종 첨단기기의 도움으로 문영 되는 조직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을 현대인의 최첨단을 걷고 있는 매우 세련된 문명인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토플러는 현존하는 인구 중 2~3%만이 미래의 생활방식에 적응해 정보사회와 탈산업사회의 시민자격을 연마해 가는 ‘미래의 인간’이라고 분류하고 있다. 또 ‘미래의 인간’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정보 사회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과거의 생활이나 유지하면서 여생을 보내려 하는 강력한 저항을 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가 미래쇼크로부터 살아남으려면 각 개인은 종전보다 더 나은 적응력과 능력을 무한히 키워나가야 하며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시간이 흘러가면서 변화의 속도는 가속화되어 가고 있다. 우리 주위를 둘러보자. 어느새 사무실에서는 종이와 연필로써가 아닌 컴퓨터를 이용하여 문서를 만들고 있으며 자료를 찾기 위해 먼 길을 찾아가는 일보다는 통신을 이용하여 자리에 앉아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또 ‘완성된 사람으로의 연마의 장인 학교에서도 컴퓨터를 이용한 교육이 대두되고 있어 그 변화의 느낌은 실로 놀랄 만하다. 서당에서 천자문을 배우던 할아버지 시절도 아직 생생한데 올망졸망한 손자들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으니 불과 몇 년만의 엄청난 변화에 그저 놀랄 따름이다.
컴퓨터교육과 학교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국민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컴퓨터를 가르치게 됨에 따라 본격적인 컴퓨터교육이 시작되었다. 정보문화의 대중적 확산과 정착 및 학교교육의 질적 향상을 그 목적으로 하는 초, 중, 고등학교에서의 컴퓨터교육은 이제 어떠한 목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논해야 하는 아주 당연한 일이 되었다. 학교 컴퓨터 교육, 어떻게 실시되어야 하는가, 학교 컴퓨터 교육을 보는 견해는 교육학적인 관점에서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정보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컴퓨터 문맹 탈피를 중심으로 하는 관점과 컴퓨터를 교수-학습의 과정에 도입하여 교육의 효과를 증진시킨다는 관점, 그리고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하여 인지적 능력을 확장시킨다는 관점이 바로 그것이다. 학교 컴퓨터교육의 큰 목표는 무엇보다도 미래 정보사회에서 사용하게 될 컴퓨터 조작능력을 길러주는 일이다. 또 우리가 활용해야 할 정보의 양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정보를 효율적으로 찾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은 필수적이다. 따라서 컴퓨터 문맹 탈피 교육은 그 내용과 방법에 있어서 다양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있어야 할 응용 소프트웨어가 부족하여 교사 및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컴퓨터 교육은 프로그래밍 중심으로 치우치게 되었다.
한편 컴퓨터 문맹 탈피교육의 차원이 아닌 컴퓨터를 교육의 장에 도입함으로써 교육방법을 과학화하려는 의도도 있다. 사실 현재 교육풍토는 ‘입시’라는 굴레에 갇혀 교육의 본뜻을 행하고 있지 못하다. 대학만 잘 가면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는 기회주의적인 사고가 교육의 본질까지 변질시켜 온갖 병폐를 낳고 있다. 따라서 교수-학습을 위한 컴퓨터의 활용은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많은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다. 즉 교과목의 내용을 담은 양질의 코스웨어는 개별화 학습을 가능하게 하며, 다양한 문제 해결형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등은 종래의 전통적인 교수방법에서는 불가능했던 여러 학습경험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창조력 사고력과 과학적 문제 해결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얼마 전 반포 국민학교와 이대부속국민학교의 컴퓨터교육 현황을 조사한 데이콤 조혜순 연구원에 따르면 실제 수업방식에 따라 학생들이 갖게 되는 컴퓨터에 대한 생각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즉 종래의 획일적 교수법을 적용하고 컴퓨터에 의한 개인점수 평가까지 병행한 반포국교의 경우 학생들이 오히려 ‘컴퓨터를 두려워한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것은 컴퓨터에 나온 문제를 풀고 그것이 곧장 점수로 연결되는 수업방식이 학생들의 경쟁심을 유발하고 컴퓨터를 또 다른 두려움의 대상으로 만든 것이다. 그러나 교사와 학생 간의 대화식 교수법을 사용하고 또 교사들이 아동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그래픽용 젬을 추가로 가르친 이대부국의 경우 교사나 학생 모두 PC교육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학교에서는 컴퓨터 과목을 전혀 성적에 반영하지 않았는데도 학생들이 숙제, 예습, 복습을 열심히 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학교 교육이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그 전형을 보여주었다.
개인의 능력에 맞는 개별학습을 가능하게 하는 교육용 소프트웨어
지난 1987년 말 문교부에서 학교 컴퓨터교육 강화방안을 발표한 이후 컴퓨터교육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매우 활발해졌으며 1989년 국가기간전산망 기본 계획에서 학생컴퓨터교육을 우선 추진 사업으로 확정함에 따라 이제 컴퓨터교육은 국가사업으로 확대되어 실시하게 되었다. 특히 문교부를 비롯하여 상공부, 체신부, 과학기술처 등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 계획을 갖고 있어 이의 발전 속도는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 컴퓨터교육에 대한 지원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의 보급 및 인력 양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하드웨어의 보급은 문교부와 체신부 공동지원으로 전국 초, 중, 고등학교에 컴퓨터 실습실 1실을 확보하고 1 학급 분으로 교사용 1대(AT)와 학생 2인 1대(총 30대의 XT)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올해의 보급대수만 보더라도 국민학교의 경우 학생용 26840대, 교사용 1160 대, 프린터 1160대로 그에 따른 예산만 해도 138억 원에 달한다. 또 중, 고등학교의 경우는 학생용이 10560 대, 교사용이 347 대, 프린터가 389 대로 이미 구입이 끝나 보급하는 일만 남았다. 1996년까지 계속 보급할 계획인 하드웨어 보급은 문교부의 예산 부족도 체신부에서 전기통신공사의 수익금으로 국민학교 보급을 지원하고 나서 다소 해결될 전망이다. 컴퓨터교육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하고 하드웨어가 완벽하게 보급되어도 직접 교육에 사용될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소리 나지 않는 라디오가 무슨 소용이며 잉크 마른 만년필로는 한 자도 쓸 수 없는 것이다.
지난 4월 25일 정보문화센터 주최로 열린 21세기 고도 정보화사회 대비 4월 월례토론회에서는 ‘정보화사회를 대비한 학교 컴퓨터교육 방안’에 대해 토론회가 열렸다. 이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한 KIST 부설 시스템공학센터 소장인 성기수박사는 “문교부의 올해 컴퓨터 관련 집행계획을 살펴보면 자체예산과 체신부의 지원을 받아 초, 중, 고등학교에 27000여 대(138억 5천만 원)의 교육용 PC 보급에 치중하고,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은 소홀히 하여(6억 3천만 원) 전체의 약 40% 수준으로 투자 불균형으로 질 높은 교육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직접적인 예산 지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현실적인 학교 컴퓨터교육이 정보와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등에 관한 것을 배우고 것도 있지만 컴퓨터를 통해 학생 스스로가 학습하고 자신의 학습능력을 평가하고 앞으로의 학습계획을 세우고 하는 것이 보다 발전적이고 이상적인 컴퓨터교육이 될 수 있다.”라고 학교 컴퓨터교육에 있어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현재 컴퓨터교육에 있어서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역할은 컴퓨터 활용을 통한 친숙감을 형성하고 컴퓨터 과학 인재양성의 기반을 조성하는 정보문화 확산 측면과 수업효과를 높이고 과학적인 교육풍토를 조성하는 교육효과 측면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 교육의 현 상황에서 교육용 소프트웨어의 가장 큰 역할은 기존 교실수업의 시공간 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즉 교사 1명에 70명이나 되는 학생이 빽빽한 과밀학습에서 해결할 수 없는 개인 능력에 맞는 개별학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다. 한 학급의 학생 수준이 천차만별인데도 불구하고 획일화된 교습 방법은 그동안 우리 교육이 안고 있었던 과제였다.
결국, 컴퓨터 교육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미래 정보 사회에서 필수적인 적응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는 개인화된 학습을 가능하게 하며,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앞으로의 교육은 이 두 축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이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