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지난번에 이어서 게임 챔프 92년 12월 창간호의 게임 뉴스 중 한 페이지를 가져왔습니다. 이전 소개해드렸던 다우 정보 시스템의 하드웨어 주변기기 개발 소식과 국내 개발 아케이드 게임 개발 소식 등이 들어있습니다. 특히 슈퍼패미콤으로 등장했던 태권도 게임은 기억하고 있었지만 아케이드 기판으로 대전 격투 게임이 개발되었었다는 사실은 처음 듣는 내용이었습니다. 저는 어릴 때 오락실은 많이 못 가봤기 때문에 아케이드 소식은 잊혔던 것 같기도 합니다.
열림 기획, 게임 개발장비 개발
열림 기획은 1992년 메가 드라이브용 게임 개발 장비인 메가 메이트(MEGA-MATE)를 개발했다. 메가 메이트는 사용자가 직접 게임을 만들거나 무기와 스피드와 아이템 등을 변형해볼 수 있는 장비이다. 또한 롬팩의 내용을 컴퓨터 디스크에 백업 보관할 수 있어서 롬팩이 없더라도 메가 메이트를 이용하여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메가 메이트는 IBM PC 뿐 아니라 MSX에서도 사용 가능한 모든 운영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설치방법도 프린터 연결단자에 접속하므로 아주 간편하다. HDD 하드디스크 드라이브가 없이도 사용 가능한 메가 메이트는 소비전력이 작은 S-RAM(램)을 장착하여 안정적인 작동을 유지시켜준다.
다우 조이스틱 수출 호조
순수 자체 기술에 의해 아기공룡 둘리 게임 소프트웨어를 개발, 게임 시장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주)다우 정보시스템이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뿐만 아니라 게임 관련 주변 품목의 제작 및 이에 대한 국산 게임 관련 품목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92년 5월 16BIT용 조이스틱(FANTA STICK)을 개발하여 미주 및 유럽 등지의 국가에 활발한 판촉 및 수출에 진력한 결과로 7월부터 내수시장의 공급물량과 함께 50,000여 개의 판매량을 이룩했다고 한다. 국내 게임 소프트웨어 산업의 극심한 피폐 속에서 올해 초부터 개발에 착수하여 현재 90% 정보 개발 진행을 보이고 있는 장군의 아들 게임도 12월쯤이면 판매가 가능하다.
일본의 빅터(주)와 미국의 일렉트로닉스사가 합병회사를 설립
지난 9월 28일 미국 일렉트로닉스 아트(EA)사와 일본의 빅터 음악산업(주)이 일렉트로닉스 아트 빅터(주)라는 합병회사를 일본에 설립했다. 수많은 히트 게임으로 유명한 EA사와 던진 마스타 등 해외 게임 소프트의 이식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빅터사가 세계 시장 개척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향해 이번의 합병회사가 설립된 것 같다. 올해 말부터 메가드라이브와 IBM PC 그리고 내년에는 슈퍼 패미컴을 순차적으로 제작하고 시판할 예정이라고 한다.
빅콤, 국내 아케이드 게임의 자존심 왕중왕
서울시 중구 장충동 1가 62-35 경일빌딩 603호에 위치한 (주)빅콤은 자본금 1억 및 직원 14명이라는 외형상의 모습과 달리 이들은 모두 국내 최초의 아케이드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사명감으로 철저하게 무장된 사람들이다. 그리고 이들의 자체 기술로써 곧 완성될 결과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1991년 3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주)빅콤의 개발요원들은 일본 유수의 아케이드 게임 개발 업체인 SNK에서 게임 개발 실무에 대해 연수받고, SNK 게임 제작 본체인 아트박스와 하드디스크 등의 개발 장비를 구입하여 1992년 4월부터 본격적인 게임 개발에 착수하여 내년 봄쯤이면 60메가의 아케이드 게임 소프트웨어 왕중왕을 선보이려 한다.
왕중왕은 태권도가 기본 격투술로 사용되고 캐릭터 및 배경에 있어서 우리만의 자긍심이 한껏 돋보이는 게임이다. 자유로운 대전 방식과 현란한 기술과 뛰어난 그래픽 등이 스트리트 화이터 2 및 용호의 권 게임을 능가할 정도라고 한다. 또 하나 극비에 부쳐져 있는 게임 진행 방식의 획기적 시나리오 도입은 내년 봄 왕중왕 게임의 폭풍을 예감케 한다. 기대해보자!
이번 소식들은 흥미로운 소식들이 참 많았습니다. 일단 열림 기획에서 만든 메가 메이트는 만약 요즘 출시되었으면 꼭 샀을 만한 장비인데 메가드라이브 롬팩의 정보들을 변형 및 이식할 수 있는 장비라니 놀라웠습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듯이 왕중왕 게임은 국내에서 개발한 대전 격투 게임으로 SNK에서 직접 게임 개발 교육을 이수하고 만든 게임이라 그런지 당시 발매되었던 아랑전설 2와 흡사한 유저 인터페이스와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최초 발매 계획은 60메가 롬으로 기획되었으나 실제 발매는 100메가 쇼크(98메가 정도)에 걸맞게 발매되었다고 하니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격투 게임들이 워낙 많은 시기에 초회작으로 인기를 끌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국내에서 개발한 게임이라는 의의가 있으니 시간 되시는 분들은 한 번 찾아보시면 재밌게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